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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합능력 빈곤한 집권당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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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합능력 빈곤한 집권당의 리더십

입력
2005.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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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법안 문제로 풍파와 소란 속에 정기국회를 끝내고 정치권이 후유증에 빠져 있다. 신문법 만을 가까스로 처리하고 나서 국가보안법 등 나머지 3개 법안을 다음 국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진통이 정치권 내부에 격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천정배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이부영 당의장의 거취가 논란을 빚는 것은 그간 여야 협상이나 내부 균열 과정을 살필 때 피할 수 없는 사태로 여겨진다. 사무총장과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한 한나라당 역시 파동의 영향에서 온전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여당이 겪어야 할 논란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여야 대표협상이 보안법의 대체입법으로 타결을 이루었으나 이를 당론으로 이끌어 내는 데 실패함으로써 지도부의 리더십은 내부로부터 부정되고 의미를 상실했다. 한 쪽에서는 법 폐지를 관철하지 못했다고, 다른 쪽에서는 협상안을 무산시켰다고 서로 비난하고 적대하는 당이 새해 새로운 정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봄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다툼의 성격도 짙어 보이지만 이는 한참 다음의 문제다. 이번 파동에서 집권세력의 리더십과 정치지향점을 재정립할 기회를 살리는 일이 급선무다. 목표와 전략이 뒤섞이고 협상과 투쟁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설픈 지도력으로는 집권당 스스로가 정쟁과 혼란의 진원이 되기 십상이다.

매사에 강경 원론이야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강경론이 합리론에 득세해 당을 좌지우지하고, 지도력이 이를 용해해 내지 못하고서 어느 야당도, 또 국민도 포용하고 설득할 수 없다. 어영부영 미봉하는 식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사태의 원인과 책임, 그리고 정치노선의 기조까지도 재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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