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 지진해일 참사에 경악하며 묵은 해를 보낸 세계 각국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침통한 표정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유럽과 피해국 정부기관과 주요 도로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주 조기를 게양할 것을 촉구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각국은 해마다 있던 폭죽놀이와 기념공연 등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대신 묵념과 기부행사로 신년행사를 대신했다.
지진해일 발생 당사국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은 폭죽놀이 콘서트 등을 모두 취소하고 기도와 묵념으로 새해를 맞았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세계 여자프로테니스 선수들과 가지려던 새해 파티를 취소했다.
프랑스는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와 콩코드 거리에 수많은 전등과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스커트 모양의 검은 장막 480개가 내걸려 숙연한 분위기속에 한해를 맞았다. 수천명의 인파가 샹젤리제 거리에 몰렸지만 예전의 거창하고 요란스런 행사는 없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의사당 건물에 조기가 게양된 가운데 구호단체의 모금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독일 국민이 다수 희생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피해지역에 대한 중장기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31일부터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100만여명의 인파가 모여 신년행사에 앞서 묵념으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인도네시아 아체 등 지진피해가 휩쓸고 간 지역의 참사 상황과 구호노력, 미국의 지원 내용 등을 시시각각 전했으며 뉴욕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도 이라크 테러 소식 등을 뒤로 한 채 지진해일 관련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시내 중심가 트래팔가 광장과 템스강변에 15만명의 군중이 운집, 2분간 묵념으로 2005년을 맞았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도 10만명이 묵념한 뒤 음악축제 등 거리 자선행사를 벌였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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