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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세이브존 인수" 천명/ 풀리지 않는 5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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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세이브존 인수" 천명/ 풀리지 않는 5가지 의문

입력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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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이천일아울렛 운영회사)가 27일 ㈜세이브존아이앤씨(세이브존 운영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인수할 수 있을 지 여부를 놓고 업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의문이 일고 있다㈜세이브존아이앤씨는 "대주주, 특수관계인, 우호지분 등을 합치면 51%가 넘는다"며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월드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직원주와 우호지분도 사고 팔 수 있어 확실한 것은 42% 정도"라며 과반수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30일 세이브존이 지분을 늘리기 위해 1.98%의 주식을 추가 매입해 이랜드월드는 공개매수 성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이브존아이앤씨측이 "인수 능력도 없으면서 소비자와 입점업체를 불안하게 만들어 경쟁사를 죽이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랜드월드는 "사업형태가 비슷해 인수하면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천일아울렛의 주력 점포인 중계점과 미금점은 세이브존 최대 점포인 노원점, 성남점과 각 0.5~2㎞ 거리다. 인수하더라도 제살 깎아먹기식 운영이 되기 쉬운 상황이다.

세이브존아이앤씨측은 "설사 인수하더라도 매각해 차익을 남기려는 의도"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측은 "같은 상권 안에서도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가 51%는 아니라도 상당한 지분을 확보한 뒤 거래량을 줄여 상장 폐지를 유도한 뒤 인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실현 가능성은 낮다. 상장폐지 언급은 소액주주를 공개매수에 참여토록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랜드월드는 매수자금 224억원보다 70억원 많은 292억원을 예치한 상태다. 인수 여력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최근 뉴코아, 데코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임대료부담과 내년 상반기 돌아오는 만기 채권 부담 등이 커 세이브존 5개 점포를 인수하고 운영하기에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이브존 일부 세력과 이랜드측이 손을 잡고 공개매수라는 형식을 통해 자회사를 팔아 넘기려는 것이라는 얘기도 떠돈다. 세이브존은 용석봉 사장, 유영길 부사장을 비롯해 이랜드그룹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이랜드 출신들이 아울렛 영업을 하며 뉴코아, 한신코아 인수합병 때마다 이랜드와 사사건건 경쟁해 감정싸움에서 인수전이 시작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물론 양사는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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