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숭산 스님의 입적으로 개신교와 불교의 해외 선교·포교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1970년대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개신교의 선교활동은 활발하다 못해 공격적인 양상을 띄고 있고, 광복 이후 내부 혼란으로 어려웠던 불교는 90년대에 들어서야 눈을 떠 이제 본격적인 해외포교를 준비하는 단계다.세계화 시대를 맞아 지구촌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는 한국 종교의 선교·포교 실태에 관한 종합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최근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작성한 ‘해외선교·포교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신교의 선교는 80년대부터 급성장, 2004년 현재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 등 20개 교단에서 5,408명,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 등 80개 선교단체에서 6,215명 등 1만1,623명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견하고 있다. 선교사 규모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교 강국이다. 교단별로는 장로교 3,819명, 성결교 436명, 감리교 390명, 하나님의 성회 260명, 침례교 475명, 구세군 18명 등의 순이다. 활동지역은 해외동포가 많은 동북아시아 지역이 가장 활발하고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순이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교단간의 경쟁, 현지 문화에 대한 몰이해, 한국문화의 소개 미비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이라크 선교활동이나 중국 내 북한동포의 국외탈출 지원사업 등을 하는 선교사들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개신교에 비해 무척 늦게 출발한 불교는 최근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어 기대되고 있다. 조계종은 미국과 캐나다에 128개의 사찰을 비롯해 유럽 6개, 호주와 뉴질랜드 7개, 아시아 27개 등 174개의 해외 사찰을 운영하고 있다. 개신교와 달리 미국에 편중돼 있는 양상이다. 천태종은 덴마크와 캐나다에 각 1개의 포교당이 있고, 진각종은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 6개 포교당이 있다.
불교는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간화선(看話禪·화두선)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직접 이를 체험하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 가운데 숭산 스님의 국제포교 거점인 화계사의 외국인 승려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천주교는 종신서원 수녀 380명, 신부 104명, 유기서원 수녀 39명, 종신서원 수사 24명 유기서원 수사 7명 등 554명(23명은 외국인)의 선교자를 해외에 파송하고 있다. 새 종교 가운데는 원불교의 국제포교가 가장 활발해 80년대 초부터 국제포교에 나서 6대주에 5개 교구 47개 교당을 설립, 91명의 교무를 파견하고 있다. 천도교는 일본 미국 중국에 9명의 포덕사를 파송하고 있다.
보고서는 "천주교와 원불교를 제외한 종단들의 경우 해외 선·포교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해외 선·포교는 종교의 전파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인 만큼 포괄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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