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코스닥 시장은 하반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지수 300대에서 횡보하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폐허 속에서도 희망의 꽃을 피우듯, 공모를 통해 수백 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코스닥 성공신화도 계속됐다.올해 기업공모시장의 첫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은 국내에서 처음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CCP) 칩 개발에 성공한 엠텍비젼 이성민 사장. 29일 현재 주식자산 규모가 562억원에 달한다. 서강대 전자공학과에서 반도체를 전공하고 LG반도체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이 사장은 1999년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엠텍비젼을 설립했다. 그는 올해 최대 히트상품인 카메라폰의 핵심부품 CCP를 개발하면서 벤처갑부의 대열에 합류했다. CCP는 2002년 초까지만 해도 일본 부품을 100% 이용했으나, 엠텍珠??뛰어들면서 국내 CCP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엠텍비젼은 지난해 말 공모에서 무려 685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만 1조6,000억원이 몰렸다. 이 같은 여세로 한때 이 사장의 주식평가액은 863억원까지 치솟았다.
엠텍비젼의 경쟁업체인 코아로직 황기수 사장 역시 공모를 통해 현재 413억원의 주식자산을 보유 중이다. 코아로직은 코스닥 시장이 바닥을 헤매던 8월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바람에 충격적인 미달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뒤늦게 기관들의 집중 러브콜을 받으며 시가총액이 엠텍비젼을 앞지르기도 했다. 황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반도체 금성통신 현대전자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 코아로직은 올해 주당(액면가 500원) 1,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코스닥 배당률 1위를 기록했으며, 황 사장이 받은 현금배당만 19억원에 달한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장비업체 디엠에스는 10월 공모에서 19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코스닥 시장의 침체로 현재 주가는 공모가(2만8,4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박용석 사장 보유주식의 평가액은 여전히 558억원에 달한다. 디엠에스는 2000년 자외선을 이용한 유기물 세정장치(EUV)와 세계 최초의 고집적 세정장치(HDC)를 잇따라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박 사장은 경북대에서 반도체공학을 전공한 후 LG전자에 근무하면서 TFT-LCD 사업을 개척해온 1세대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사장은 10일 공모주 청약에서 2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마지막 코스닥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손 사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457억원. 2000년 설립된 온라인 입시교육 업체 메가스터디는 3년 만에 온라인 교육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올라, 10월말 기준 회원 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손 사장은 강남 학원가에서 ‘손사탐’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스타 강사 출신이다.
기업공모 대박행진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월에만 비아이엠티 인프라밸리 인터넷엠비씨 디이엔티 한창산업 등 5개 종목이 청약을 기다리고 있고, 현재 코스닥 등록 승인을 받고 청약을 앞둔 기업도 16개나 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저가 브랜드 ‘미샤’로 돌풍을 일으킨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 올 상반기 40%가 넘는 순이익률을 기록한 이동통신장비업체 이노와이어리스 등은 공모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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