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로 내정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30일 외교부 청사를 처음으로 방문, 대미 현안을 브리핑 받았다.홍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외교부 청사에 도착, 북미국 직원의 안내를 받아 17층 반기문 외교장관 접견실로 향했다. 홍 회장은 "대미현안에 관해 정리된 얘기를 듣고자 왔다"며 "기대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접견실에서는 7~8분간의 환담이 진행됐다. 반 장관이 "기대가 크다"고 운을 떼자 홍 회장은 "모자라는 사람이 대사로 가는 만큼 잘 도와달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농반진반으로 "내가 언론사에 있지만 지금부터는 언론이 가장 무서울 것"이라고 말하자 반 장관은 "정부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언론과 부단히 좋고도 껄끄러운 관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홍 회장은 회의실로 옮겨 실무진들로부터 브리핑 받았다. 김숙 북미국장 등이 한미동맹, 통상현안, 북핵협상 등에 관해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반 장관은 실무진의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 1시간 넘게 ‘임석’했다가 홍 회장과 실무진간 토론이 시작될 무렵 자리를 떴다. 외부 인사가 주요국 대사에 내정돼 국장급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을 때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관례와는 퍽 다른 것이다. 그래서 외교부에선 ‘누가 상관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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