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가 몰디브를 살렸다.지진해일로 동·서남아 휴양지 대부분이 쑥대밭이 됐지만 인도양 천혜의 휴양지 몰디브는 820㎞에 달하는 해변가 산호초가 해일의 진로를 막아 피해를 크게 줄였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30일 전했다.
몰디브는 지표면의 높이가 해수면으로부터 평균 1c에 불과해 사고 초기 최악의 재앙이 우려됐으나 지금까지 사망자는 69명에 그치고 리조트 등 휴양시설도 피해가 일부분에 한정됐다. 물론 큰 비극이지만 인근 스리랑카에서 2만여명이 사망한 것에 비하면 의아해질 지경이다. 이는 해변가에 즐비하게 퍼져있는 산호초가 완충역할을 해 해일이 해변에 상륙할 때는 이미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몰디브 관광청 측도 피해가 이 정도에 그친 데 대해 스스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해양자원을 철저히 관리한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관광청의 자랑대로 몰디브는 관광수입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자원을 관리하는 데도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관광수입이 국가전체 수입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지만 이들은 환경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매년 관광객을 60만명 이하로 묶고 관광지역도 일부지역으로 제한해 놓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관광대국이 수익에만 신경을 써 무차별로 해양자원을 고갈시켜 결과적으로 지금의 참사를 부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일 발생 4일이 지난 30일까지 몰디브는 휴양지 호텔의 투숙률이 61%에 이르고 87개 리조트 중 56개가 여전히 성업중이다. 19개 리조트는 곧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사고로 인해 빠져나가는 관광객보다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가 관광입국으로서 몰디브의 위상을 높이는 전화위복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자연이 자연의 가치를 알아준 몰디브에게 보답한 셈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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