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에서 지진해일에 휩쓸려 사망한 배무출(75·여)씨의 시신이 30일 국내 사망자로는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배씨의 시신은 오전 7시55분께 태국항공 TG658편으로 인천공항 화물청사에 도착, 간단한 검역절차를 거친 뒤 바로 이송차에 실려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으로 운구됐다. 인천공항에는 유가족과 관광회사 관계자들이 나와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를 지켜봤다.
오전 10시15분께는 대한항공 KE 638편으로 배씨의 딸 김모(45)씨를 포함한 부상자 6명 등 여행객 127명이 입국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지진해일이 엄습할 당시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듯 입을 굳게 다물었고 이 가운데 3명은 상태가 좋지 않아 계류장에서 곧바로 인근병원으로 옮겨졌다. 발목뼈가 심하게 으스러져 푸껫 현지에서 왼쪽발목 절단 수술을 받은 김씨는 어머니의 사망과 자신의 큰 부상이 믿기지 않는 듯 챙 모자를 눌러쓴 채 계속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어깨와 늑골이 골절돼 들것에 실린 채 항공기에서 나온 이모(29)씨는 "이젠 다 왔으니깐 안심하세요"라는 항공사 직원의 위로의 말을 듣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얼굴까지 모포를 뒤집어 쓴 채 휠체어를 타고 탑승구를 빠져 나온 황모(52·여)씨는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억이 안나요. 물이 차 오르는 것 같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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