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서 특수상대성 이론이 꿈틀거릴 무렵, 나는 온갖 정신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빛에 대한 의문에 처음 부딪쳤을 때 가졌던,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나는 혼란 속에서 몇 주일씩 헤매곤 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 이론을 연구할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내년은 ‘빛과 비슷한 속도로 달리면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길이는 수축된다’라는 특수상대성 이론이 탄생한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해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 ‘E=MC²’ 역시 특수상대성이론을 토대로 했다. 유엔은 이 천재과학자의 업적을 기려 올해 6월 총회에서 2005년을 ‘세계 물리의 해’로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부와 한국물리학회, 과학문화진흥회 등을 중심으로 ‘물리의 해’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지구 한바퀴 도는 ‘아인슈타인의 빛’
1905년은 물리학자들에게 흔히 ‘기적의 해’로 불린다. 그 해 3월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양자설’, 5월 ‘브라운 운동이론’에 이어 6월에는 특수상대성 이론이 연이어 탄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친 아인슈타인의 나이는 불과 26세였다.
이 천재과학자를 기려 내년 4월 18일(한국시간 19일)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빛의 축전’이 지구를 수놓는다. 아인슈타인 사망 50주년이기도 한 이날, 그가 생을 마친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봉화처럼 서쪽으로 지구를 이어가게 된다. 지상에서는 레이저로, 바다에선 광케이블을 이용해 지구를 한바퀴 돌아 24시간 후 프린스턴대로 돌아온다.
레이저를 ‘접수’할 연결점은 평균 4㎞마다 설치된다.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도착한 레이저를 부산에서 김천 대구 대전을 거치는 ‘경부선 라인’, 강릉 춘천에서 서울로 오는 ‘강릉선 라인’, 김해에서 군산 전주 인천을 거쳐 오는 ‘서해 라인’ 등 세 갈래로 나눈 후 시청 광장이나 역삼동 과학기술인회관 건물로 모을 예정이다. 서울에 모인 빛은 북한의 평양이나 중국 북경으로 연결된다.
◆ 전 세계 ‘과학 청소년’ 2,005명 선발
미래의 아인슈타인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젊은 과학대사 선발’에 관심을 기울여 볼만 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물리학회인 ‘국제 순수 및 응용물리연맹’은 전 세계 10~18세 어린이와 청소년 중 물리학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2,005명을 선발한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인구 비례에 따라 선발인원을 할당 받는다. 우리나라는 60명을 뽑아 ‘젊은 과학대사’로 임명, 한 해 동안 물리 홍보대사로 활동케 할 예정이다.
내년 7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서울 와룡동 국립서울과학관에서는 ‘아인슈타인과 물리여행’ 전시회를 연다. 아인슈타인의 일생을 보여주는 ‘아인슈타인의 생애관’과 바이올린 연주자로도 유명한 아인슈타인이 예술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아인슈타인과 예술관’, 어렵게만 느껴지는 상대성이론을 전시물과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상대성이론관’ 등으로 구성된다. 성인 1만원, 초·중·고교생 8,000원, 유치원생 이하 6,000원이다.(문의 02-3675-5114)
관련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물리학회 김채옥 회장은 "‘물리와 함께 여는 밝은 미래’라는 주제로 학계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행사 100여 개를 전국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물리와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gi@hk.co.kr
● 행사 관련 정보
한국물리학회 (02)556-4737 www.physics2005.or.kr
과학문화진흥회 (02)538-9044 www.einstein2005.or.kr
세계 물리의 해 www.physics2005.org
영국 물리의 해 www.einsteinyea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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