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실물경기는 산업생산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다소 호전됐지만 경기선행지수가 8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대표적 내수 지표인 도소매 판매가 5개월 연속 감소하고 건설경기를 나타내는 건설수주도 1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와 건설경기 부진이 여전해 내년 상반기에도 당분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호조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0.1% 증가했다. 산업생산은 9월 9.5%, 10월 5.8% 등으로 2개월 연속 한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 3개월만에 두자릿수 증가율로 올라섰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1.9% 증가해 2개월만에 20%대 증가율을 회복했고, 내수출하도 1.4% 증가하면서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과 생산이 반짝 증가하면서 설비투자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1% 늘며 3개월만에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1포인트 상승해 8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인 소비와 건설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표적 내수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백화점 매출(-10.5%) 감소 등의 영향으로 1.3%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로 10월 32.1%의 증가율을 보였던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달에는 1.8% 감소했고, 국내 건설기성도 3.5% 증가하는데 그쳐 올들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수와 건설분야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전년 동월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2.0%로 2개월 연속 80%대를 유지했으나 생산능력지수는 4.4% 증가하는데 그쳐 올 4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11월 산업생산과 출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수출 호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8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추세적 변화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설비투자가 3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됐지만 지난해 같은 달이 워낙 나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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