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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ㆍ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내딸 아니길 끝까지 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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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ㆍ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내딸 아니길 끝까지 빌었는데…"

입력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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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혜정이가 아니기를 그렇게 빌었는데…."조상욱(28·L사 연구원·경북 구미시 황상동) 이혜정(25·유치원교사·경북 김천시 감문면)씨 부부의 가족은 태국 카오락호텔 붕괴현장에서 이씨로 보이는 익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도 한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29일 혈액형 검사결과 숨진 사람이 이씨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7일 현지로 떠난 이씨의 부모를 대신해 다른 친척들과 함께 집을 지키던 이씨의 큰어머니 우정희(52)씨는 "혜정이가 6년간 유치원교사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을 헛되이 쓰지 않고 결혼자금에 보탤 정도로 부모를 위하고 알뜰한 아이였는데 무슨 청천하늘에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우씨는 "혜정이 집안은 엄마가 집에 없으면 아버지가 밥상을 차려줄 정도로 자식 사랑과 남매 간의 우의가 대단했다"며 "누나를 잃은 남동생이 걱정돼 집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이씨의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이 된 김천시 K유치원 관계자는 "이 교사는 결혼식 전날인 24일까지도 출근해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무리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하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올 봄 집안 어른들의 중매로 만나 사랑을 키워 온 조씨 부부는 각자 바쁜 직장 일 때문에 당초 10월로 예정했던 결혼식을 12월로 미뤘다가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실종 상태인 조씨는 영남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지방대 출신에게는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는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입사, 가족과 회사의 기대를 모았던 재목이었다. 이날 오후 7시50분 회사직원 3명은 조씨의 행방을 찾고 봉사활동도 벌이기 위해 현장으로 떠났다.

김천=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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