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우리 오빠 좀 찾아주세요. 어머니 끌어안고 우는 것 말고는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동·서남아의 지진해일이 강타한 지 4일째인 29일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주(駐) 태국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등에는 이 지역에 머물다 연락이 끊긴 가족과 친지를 찾으려는 사연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 친지들인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게시판에 실종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여권번호 등을 올려놓고 현지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26일부터 지진해일 임시게시판을 설치해 운영 중인 배낭여행자클럽 ‘태사랑’에는 ‘△△한 인상착의의 OO좀 찾아주세요’ ‘OO아시는 분 XX로 연락 부탁합니다’ 등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글이 120여건이나 올라있다.
말레이시아 어학연수 중 여행을 떠난 오빠를 찾는 이모씨는 "매일 전화하던 오빠가 26일 오전 태국에 도착했다는 전화 이후 연락이 끊겨 현재 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한 채 오열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며 "발만 동동 구르다 매일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미칠 지경이니 제발 오빠에 대해 아시는 분 있으면 연락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애끓는 심정을 토해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여행정보 카페 ‘푸켓 선라이즈(cafe.daum.net/joyphuket)’에도 현지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사연들이 쏟아졌다. 22일 태국으로 떠난 약혼녀의 남동생을 찾는 아이디 ‘제발 무사하길’은 "반대하는 장모님과 약혼녀에게 여행 보내자고 설득했던 것과 여행 떠나기 전 피피섬이 좋다고 추천했던 게 너무 후회가 된다"며 "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소식을 들은 사람이 있으면 부디 연락을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 같이 실종된 가족들의 소식을 묻는 안타까운 글 중에는 간간히 "연락이 끊겼던 가족에게서 무사하다는 전화가 왔다. 걱정해 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글들도 있다.
이밖에 지진해일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카페(http://cafe.daum.net/help1227)도 개설돼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네티즌들의 글들도 줄을 잇고 있다. 다음달 푸껫 여행을 예약했다 이번 지진해일로 취소했다는 아이디 ‘리루’는 "서울에 앉아 실종된 가족을 찾는 분들과 함께 도와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다 숙연해지고 눈물이 난다"며 "내가 가기 전에 일어나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내 맘 속의 간사함이 얼마나 부끄럽고 죄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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