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ㆍ해일 발생 4일째인 29일 세계 각국이 동남아 제국을 비롯한 피해 국가에 대한 원조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여개국의 지원이 잇따르면서 지원금은 2억 달러를 훌쩍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며, 원자력 항공모함도 인근해역으로 항해 중이다.지구적 재앙에 대한 각국의 구호활동은 자금지원은 물론 군함 파견, 재해정보 제공 등 전방위에서 입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조경쟁’은 눈치 작전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참사현장이 점차 인류애를 구현하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지진해일의 경제적 피해가 13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돼, 원조액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은 이번 피해에 이라크 재건비용 16억 달러를 넘는 원조를 호소하고 있다. 전례 없는 세계 각국의 동시원조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BBC는 보도했다.
"강진 발생 후 24시간이 지나도록 부시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은 미국은 28일 당초 1,500만 달러 외에 2,0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이 서방의 지원이 인색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지원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9·11 당시 세계의 지원을 상기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무신경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호주와 영국도 이날 각각 2,000만 달러와 3,000만 달러의 추가지원을 발표했다.
일본은 3,000만 달러를 긴급 무상원조하고, 경단련 등 경제 3단체는 피해 10개국에 3억엔의 의연금을 추가 전달하기 위해 내년 1월까지 모금운동을 실시키로 했다. 중국은 피해지역이 화교 상권이고 중국인의 주요 관광지란 점에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9일 150톤의 구호물자를 실은 특별기 2대가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등 우선 270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원조키로 했다.
자금지원 이외에 미국과 일본은 군을 파견해 실종자 수색·구조와 의료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홍콩에 기항한 링컨 에이브러햄 원자력 항모를 피해지역으로 급파하고, 3대의 해군 P-3 오리온 정찰기와 구호물자를 실은 6대의 공군 C-130을 태국으로 이동시켰다. 미 국방부는 태국 우타파오의 군기지에 지원 센터를 설치하고, 태평양 사령부 요원들을 배치했다.
일본도 마침 인도양에서 아프가니스탄 대 테러전을 지원하던 자위대 함정 3척을 태국의 푸켓에 파견했다. 헬기를 탑재한 함정들은 현지 파견된 미군과 협조관계를 유지하며 희생자 수색과 시신수송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또 세계 최고의 지진·해일 경보 시스템을 자랑하는 기상청을 통해 내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연안국은 물론 인도양 연안국에도 재해경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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