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훔치고도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입양한 아들을 체벌하다 숨지게 한 양어머니에 대해 법원이 잘못된 버릇을 고쳐주려 한 모정을 인정해 관대한 처벌을 내렸다.A(44·여)씨는 올해 3월 사회복지시설인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세 차례나 입양을 거절 당한 이모(7) 군을 자신이 직접 키워보겠다며 입양했다.
A씨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친자식이 2명 있었지만 이군을 사설 유치원에까지 보내는 등 이군에게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이군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나쁜 습성을 보였고 지난 10월에는 A씨의 지갑에도 손을 댔다. A씨는 이군의 손과 발을 의료용 압박붕대로 묶은 후 욕조에 혼자 둔 채 외출했다가 돌아와 "훔친 돈을 어디에 뒀는지 말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는데도 이군이 거짓말을 하자 홧김에 이군의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넣어 숨지게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현승 부장판사)는 29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전문가에게 치료를 구하지 않고 자신만의 엄한 교육방법을 고집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입양문화가 일천한 우리나라에서 입양아를 친자식처럼 기르려 한 점 등을 감안한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몇 달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이군의 버릇을 서둘러 고치려다 체벌하게 된 점, 피고인이 이군 외 다른 입양아(2·여)는 문제없이 잘 키워온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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