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언론과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저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언론 개혁)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세련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 14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 복분자주를 곁들인 송년 만찬 모임을 연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노 대통령은 "(정부와 언론이) 건강한 긴장 관계만이 아니고 건강한 협력 관계, 따뜻한 인간 관계를 맺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새해에는 그렇게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입기자단 대표가 참여정부와 언론의 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 관계에다 건강한 협력 관계를 추가하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노 대통령이 이처?화답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돌팔매를 맞고, 피하고,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2004년 상반기까지 쫓기며 지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슴 뭉클한 기사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 하고 짜증도 났지만, 한 지붕 밑에 사는데 잘 만나지도 못했고 팍팍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면 때로는 열도 받지만 비행기를 타고 세상 한바퀴를 같이 돌면서 ‘난 대통령이니까 당연하지만 기자들은 어떻게 감당할까’ 궁금했고, 참 고생이 많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위로의 말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내가 좀 잘해서 기사 쓸 때 기분 좋게 해드리겠다"면서 "꿈도 좋지만 해몽이 좋아야 한다"면서 은근히 기자들이 긍정적으로 봐줄 것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2시간 가량의 만찬을 마치며 "각 분야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자랑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데 언론도 마찬가지"라며 우회적으로 언론 개혁도 주문했다. 만찬에는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김우식 비서실장, 수석·보좌관, 주요 비서관 등도 참석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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