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 하락에 보험료 역시 내려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많다.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 이자가 내리듯 보험료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보험에서 금리는 ‘예정이율’로 반영된다. 예정이율과 보험료의 관계를 파악하려면 보험의 기본원칙을 알아야 한다. 보험료 산출의 기본원칙은 수입과 지출이 일치해야 하는 ‘수지상등의 원칙(Equivalence Principle)’이다.
보험회사에서 수입은 보험료이고 지출은 보험금이다. 그런데 보험료의 납입과 보험금 지급에는 시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보험회사는 미리 받은 보험료에 적정한 이자를 붙여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충당한다. 이런 적정 이자를 계산하는 금리가 바로 ‘예정이율’이다.
실제로는 일정한 보험금을 정해 놓고 예정이율로 할인해 보험료를 산출한다. 즉, 예정이율은 할인율이며 할인율이 올라가면 보험료는 내려가고 할인율이 내려가면 보험료는 올라가게 된다. 보험회사는 보험료로 받은 고객의 자산으로 적절한 투자수익을 내야 한다. 또 보험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의 자산을 건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사는 주식 등의 고위험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채권이나 대출 등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10월말 현재 생명보험사들의 비운영자산을 제외한 총 179조원의 자산 중 126조원이 채권과 대출에 투자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이나 대출이자가 줄어들고 보험회사의 투자수익률도 떨어지게 된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보험회사는 예정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고객이 맡겨놓은 보험료를 건전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료는 당연히 오르게 된다. 외환위기 전까지 상당기간 7.5∼8.5% 수준에서 유지되던 예정이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 3.5~4.5% 수준이다. 내년에도 0.5~1.0% 정도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상품별로 10~30% 가량 오를 것이다. 어차피 들어야 할 보험상품이 있다면 보험료가 오르기 전에 미리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인스밸리 대표 suh4048@Ins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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