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과목을 초중고교의 정규 필수 교과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청소년기에 터득하는 건강에 대한 지식, 태도, 실천이 평생 육체적건강은 물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성인이 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건교육은 가장 훌륭한 가치교육이지요"맹광호 가톨릭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청소년 문제에 그 누구보다도 깊은 애정을 보이는 보건학자다. 4년째 청소년 보호위원회 약물분과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요즘 보건과목을 학교 정규 필수교과목에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보건교사나 학교보건 전문가, 청소년 지도자들이 오래 전부터 이를 주장해 왔지요." 그는 "음주나 흡연의 피해, 운동과 영양의 중요성,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환의 예방, 환경 오염에 대한 지식, 지역사회 내 보건의료 시설과 전문인력 활용 같은 내용을 정규 교과목에 담자"면서 "현재 이런 내용이 체육이나 가정, 사회 과목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체계적 건강 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엔 너무 미흡하다"고 말했다.
맹교수는 "우리 청소년과 이들이 이끌어 나갈 우리의 미래를 생각할 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라면서 "성장기 마디 마디마다 건강보다 앞서는 가치가 있겠지만, 일생을 놓고 보면 역시 건강보다 더 큰 가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흡연 음주 운동부족 불균형한 식생활 등 나쁜 생활습관이 건강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는 너무 많습니다. 이런 생활습관은 오랜 세월을 두고 길들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청소년기 건강교육은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기 위해서라도 더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그는 "미국 일본 호주에선 ‘보건’혹은 ‘체육과 보건’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보건교육을 정규 교과목으로 만들어 1주에 50~300시간씩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중고교 체육이나 기타 교과목 속에 보건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데 머무르고 있다"고 안타까와 했다.
맹교수는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우리의 미래는 청소년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라면서 "이런 말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 관련 정책이나 사업은 현실 문제가 아니니, 좀 미루어도 된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흡연률을 보고도 걱정이 되지 않습니까. 지금 이들을 보살피는 일에 우리 사회가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맹교수는 우리가 청소년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려면 미국의 약속’(America’s Promise)재단 같은 강력한 청소년 보호 및 육성 민간 단체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재단은 당시 미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이 중심이 돼 4명의 전현직 대통령, 40여명의 주지사, 100여명의 시장, 그리고 수많은 민간기업 대표들이 참여했던 ‘미국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 정상회의’가 모태가 돼 창립된 재단이지요. ‘미국의 약속’재단은 그 활동대상이 청소년이기보다는 어른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청소년을 진정으로 위하는 어른이 되자(caring adults), 청소년기를 건강하게 시작하게 도와주자(healthy start),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놀고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자(safe places),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교육을 시키자(skillful knowledge), 사회에 봉사할 수 기회를 만들어 주자(community service)는 내용을 어른들이 약속하고 지키자는 것이지요."맹교수는 이런 내용은 정부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2005년부터 청소년 보호에서 ‘육성과 관련된 일’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역할이 확대, 승격된 ‘청소년위원회’가 중심이 돼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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