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ㆍ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과 해일로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 두쌍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가족들은 현지로 떠나거나 국내에 남아 실종자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며칠째 생사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중매로 만나 25일 결혼식을 올린 뒤 3박4일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조모(28·경북 구미시) 이모(26·여·경북 김천시)씨 부부는 "여행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3일째 연락이 끊겼다. 조씨와 이씨의 부모가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27일 현지에 도착해 푸껫 일대를 수소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희소식은 없다. 28일에는 무너진 호텔 건축물 더미에서 이 씨로 보이는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 씨 부모가 시신에서 발견된 목걸이와 반지를 확인하고 이 씨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유전자 검사를 통한 신원확인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남동생(25)은 "일에 신경쓴다고 결혼식도 미뤄왔는데..절대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된 부부는 원래 10월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지만 유치원 교사인 이씨가 원아들을 놔두고 신혼여행을 가기가 어려웠고 경북 구미의 한 전자제품 업체에서 일하는 남편 조씨도 업무가 많아 결국 연말로 결혼을 미뤘다가 이번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껫 카오락에서 실종된 또 다른 신혼부부 이모(30·부산 서구 서대신동) 허모(29·여·부산 남구 우암동)씨 가족들 역시 한시도 전화기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생존소식이 전해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씨 여동생(28)은 "27일 부모님이 푸껫 현지로 떠났지만 아직까지 오빠 부부의 소식이 없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부인 허씨의 언니(37)도 "동생부부가 원래는 필리핀으로 신혼여행을 가려다 여권 만료기간이 얼마 남지않아 태국으로 행선지를 바꿨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씨 부부는 8월 허씨 언니 소개로 만나 25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4박5일 일정으로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한편 푸껫 여행 전문인 H여행사와 M여행사측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실종자 가족들을 현지로 보냈다.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에 가지 못한 가족들에게는 새로운 사실을 곧바로 연락해주고 있지만 애타는 마음에 가족들이 거의 10분단위로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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