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달하고 남자 같은 성격이어서 경찰직에 어울릴 것 같아 부모님과 친지의 권유로 경찰에 입문하게 됐어요. 기회가 닿으면 일선 경찰서에서 강력계 형사로 활약하고 싶어요."2000년 시드니 올림픽 태권도 67㎏급 금메달리스트 이선희(26)씨는 27일 경찰관이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씨와 함께 지난해 세계 태권도 선수권 84㎏ 이상급 챔피언 윤현정(25)씨와 시드니 올림픽 유도 78㎏ 이상급 동메달리스트인 김선영(25)씨도 경찰의 길을 걷게 됐다.
이들 무도 낭자 3인은 최근 경찰공무원(순경) 무도요원 특별 채용 시험에 합격, 27일부터 내년 6월 10일까지 중앙경찰학교 등에서 교육을 받고 경찰청 산하 교육기관에 무도교관으로 임명되거나 수사 부서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선희씨는 뛰어난 체력과 다양한 기술에 집념이 강하기로 유명했던 노력파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고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낭보를 보냈다. 경기 고양시 삼송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의 권유로 육상에서 태권도로 종목을 바꿨다. 4남 1녀 중 외동딸로 그동안 고양시청 플레잉 코치를 겸하다 이달 중순 공식 은퇴하고 경찰에 입문했다.
윤현정씨는 "어렸을 때부터 ‘경찰청 사람들’ 같은 텔레비전 프로를 즐겨 보며 경찰관을 동경해 왔다"며 "평소 불의를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은 성격이어서 경찰이 적성에 맞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여자 유도 중량급의 대들보였던 김선영씨도 안정적인 공무원 직업에 매력을 느껴 새 인생을 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괜찮은 보수가 보장되는 철원중고 및 철원군청 코치직 제의도 뿌리치고 경찰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세 사람이 워낙 무술 실력이 탁월하고 성품도 좋아 수사 현장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유도회는 경찰청에 메달리스트 특채 직급을 경장 이상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찰측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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