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많은 사람들이 ‘금방 끓고 금방 식어버리는’ 냄비와 같은 식의 투자 행태를 비난한다.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럴까. 필자는 일리는 있으되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 생각해 보자. 그간 냄비 정신에 투철했다면 돈을 잃었을까, 아니면 벌었을까. 필자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벌지 않았을까 싶다.대표적인 경우가 코스닥 주식 투자다. 필자는 1999년 여름 전혀 엉뚱한 곳에서 그 해 가을부터 코스닥시장이 뜰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신빙성 있는 사람의 말인 즉 철석같이 믿었다. 그 때만 해도 코스닥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으니 상당히 정보가 빨랐던 셈이다. 그래서 당장 괜찮은 코스닥 기업 하나를 물색해 주식을 사두었다.
예상대로 가을부터 불 붙기 시작한 코스닥 열풍은 정말 엄청난 기세로 올라갔다(아쉽게도 필자가 사 둔 주식은 코스닥 랠리에서 제외된 종목이었다.) 아무튼 필자야 워낙 초기에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웬만큼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었고, 남들이 모두 달려들 때쯤에는 팔고 나올 수 있었다. 즉, 남들보다 빨리 뜨거워지고(사고) 빨리 식었기(팔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렇다면 가마솥식 투자를 한 사람은 어떠했을까. 물론 기업 분석을 잘해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한 다음 장기투자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끝물에 코스닥 주식을 사서 원치 않는 장기투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싶다.
코스닥 부동산 장외주 등 대부분 대박을 터뜨린 경우는 가마솥식 투자보다는 냄비식 투자가 주효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단, 투자가 아니라 투기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냄비식 투자를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서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어정쩡한 냄비식 투자가 문제일 뿐, 투철한 냄비식 투자라면 그것이 곧 대박의 지름길일 수 있다.
웰시안닷컴 대표 godcar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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