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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돌아온 푸케트 여행객이 전하는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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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돌아온 푸케트 여행객이 전하는 참상

입력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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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케트에서 인천공항으로 27일 돌아온 여행객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입국장을 빠져 나오자 이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여행객들에 따르면 해일은 26일 오전10시30분(현지시각)께 카론비치, 카타비치 등 푸케트 서남부 해안을 덮쳤다. 고지대나 호텔에 머물렀던 여행객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해변에 나가 있던 여행객들은 파도에 휩쓸려 중경상을 입거나 사망했다.카론비치에서 1㎞ 정도 떨어진 팰렉스 호텔에 가족들과 함께 머물렀던 우미순(41·여)씨는 "하수구에서 검은 물들이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산더미 같은 파도가 소리도 없이 호텔 2층까지 차 올랐다"며 "해변가에 주차해 있던 자동차와 여행객들이 축구장 만한 호수로 빨려 들어가 두둥실 떠 다녔다"고 말했다. 김성년(15)군은 "20분 간격으로 2번의 해일이 덮친 뒤에 가이드를 따라 겨우 시내로 나왔다"며 "이동 중에 의식을 잃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누워 있었고 구조요원이나 앰뷸런스는 눈에 띄지 않았다"며 처참한 상황을 묘사했다.

파통비치의 한 호텔 3층 투숙했던 김모(29·여)씨는 "1시간동안 파도가 4차례 해변을 덮쳤다. 2층까지 파도가 들이닥쳐 투숙객 몸에 유리가 박히고 팔다리가 찢어져 나갔다. 한마디로 피바다였다. 한 여성은 파도에 휩쓸리다 산중턱 나무에 걸려 구사일생 했다"며 진저리를 쳤다. 카타비치 모 호텔 2층에서 마사지를 받던 김미화(52·여)씨는 "마사지를 받다가 갑자기 물에 휩쓸려 나가는데 외국인 2명이 끌어당겨줘 겨우 살았다"며 악몽 같던 상황을 떠올렸다.

해일로 해안지역 통신도 두절됐다. 카론비치 다이아몬드코태지 호텔에 머물렀던 서승범(32)씨는 "밤새 간헐적으로 누가 흔들어 깨우는 것처럼 침대가 흔들렸다"며 "휴대폰과 전화는 불통이고 TV 수신도 안됐다"고 말했다.

26일 낮 12시30분(현지시각)께 출발 예정이었던 푸케트항공 여객기가 17시간 정도 지연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정봉(32)씨는 "오전 10시에 공항에 나갔지만 공항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쑥덕쑥덕 하더니 모두들 쏜살같이 공항을 빠져 나갔고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공항에는 현지 한인 가이드와 여행객들만 영문도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애동(65)씨는 "안내 방송, 현지 원주민 가이드, 항공사 직원 아무도 없는 공황 상태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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