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의리를 중시하는가."청와대 보좌진 2명이 외국 대사로 내정되자 노 대통령의 ‘의리 인사’가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노 대통령은 공정한 인사를 강조하면서도 특별한 결함이 없는 한 인연을 맺은 참모를 쉽게 버리지않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수석, 보좌관 등 주요 참모들은 그만두더라도 장관, 대사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해온 조윤제 경제보좌관은 영국 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리더십비서관으로 일해온 이주흠 전 외교통상부 아태국 심의관은 리더십비서관 폐지에 따라 미얀마 대사로 내정됐다.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라종일씨는 지난 3월 일본 대사로 이동했으며 권오규 전 경제수석도 8월 경제 관료 출신들이 선호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에 임명됐다. 또 ‘왕수석’으로 불리는 문재인씨는 2월 민정수석 사표를 던진지 불과 석 달 만에 시민사회수석으로 컴백했다.
외교보좌관을 맡았던 반기문씨는 금년 1월 외교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국방보좌관을 지낸 윤광웅씨는 7월 국방부장관에 임명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정부의 차관급으로 진출했다. 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은 NSC 정보관리실장을 지냈으며, 이봉조 통일부차관도 NSC 정책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4월 민정비서관을 그만둔 이호철씨를 청와대로 다시 불러 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의리 인사’의 예외도 있다. 박주현 전 참여수석과 김태유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각각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본업으로 돌아갔다.
노 대통령의 이런 인사 스타일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호흡을 맞춘 인사들을 내각이나 해외로 보내 개혁을 적극 추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협소한 인재 풀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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