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이 동아건설의 파산으로 지연된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인수하고, 리비아정부가 청구한 손해배상액 13억 달러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대한통운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곽영욱 사장이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리비아 대수로청 가우드 장관과 이 같은 내용의 합의서에 조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1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통운은 정상화의 가장 큰 장애였던 ‘리비아 리스크’를 해소하고 한국-리비아간 건설외교 분쟁도 사실상 마무리 짓게 됐다.
대한통운이 리비아 정부와 합의한 내용은 ▦1차 대수로공사(39억달러 규모)의 수로관 하자 보수 책임을 이미 교체한 1만7,000개를 포함, 2만개로 한정하고 ▦2차 대수로공사(63억달러 규모)의 지체 보상금을 당초 요구한 4억5,280만 달러(4,800억원)에서 8,000만 달러(840억원)로 줄인 것이다. 1차 공사에는 10만개의 화이트관과 15만개의 블랙관이 매설됐으나 그동안 5차례 화이트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있었다.
대한통운측은 "1, 2차 공사의 하자보수와 지체보상금은 그간 리비아 정부측이 지급을 미뤄온 유보금과 미수금으로 충당키로 해 사실상 대한통운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06년 완결짓기로 한 2차 공사에 대한 계약이행 보증금 3,350만 달러를 예치해야 한다.
이로써 대수로 공사의 계약 주체였던 동아건설은 배제되고 2% 가량 남은 공사는 대한통운이 리비아 현지의 기존 동아건설 소속 직원 6,000여명을 인수 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측은 "총 61억 달러 규모의 3, 4, 5차 공사도 리비아 대수로청과 대한통운이 합작한 ANC(AL Nahr Company)를 통해 계속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서정욱 관리본부장은 "인수합병 등을 포함한 대한통운의 향후 정상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은 88 대 12의 비율로 동아컨소시엄을 구성, 1990년 2차 대수로공사 계약을 수주했으나 2001년 완공시한을 넘긴 채 동아건설이 파산선고를 받았고 자회사로 지급보증을 선 대한통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리비아정부는 이에 따라 1차 공사의 하자와 2차 공사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액으로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에 13억 달러를 청구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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