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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산더미만한 파도 호텔 2층까지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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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산더미만한 파도 호텔 2층까지 덮쳐"

입력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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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을 강타한 지진해일(tsunami) 피해의 엄청난 참상이 27일 속속 드러났다.피해국 정부들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교통 통신 전기 등이 이날까지 여전히 두절돼 있고, ‘초토화’란 말이 나올 만큼 피해가 막심해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사망자 집계는 1시간 지날 때마다 많게는 1,000명씩 증가했다.

이날 태국 푸케트 공항은 수 천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됐다. 대부분 여권과 짐을 모두 잃고 몸만 빠져 나온 상태였다.

태국 정부는 이날부터 푸케트 해변의 토사에 묻히거나 바다로 쓸려 간 시신 등을 수습했다. 주민들은 인도 등지에서의 여진 소식이 전해지자 해일이 다시 덮칠까 걱정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푸케트 인근의 40여개 섬 주변에서?군함 10여척과 헬기 수 십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이 벌어졌다. 태국 정부 관계자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시신은 나무 위에 동물의 시체와 뒤섞여 걸려 있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푸케트 병원마다 팔 다리가 부러지거나 없어진 부상자를 치료할 의료진을 급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인사들의 사망 및 실종 사례도 잇따라 전해졌다. 태국에선 크리스마스 휴가 차 푸케트에 온 국왕의 외손자가 27일 제트스키 복장으로 숨진 채 발견돼 온 나라가 비탄에 잠겼다. 홍콩은 여야 실력자인 렁춘잉(梁振英) 행정회의 위원, 리윙탓(李永達) 민주당 주석이 각각 몰디브와 푸케트에서 연락이 끊겨 정치권 역학 관계의 변동까지 거론되고 상황이다.

유명 무술 영화 배우인 리롄제(李連杰·이연걸)는 몰디브에서 연락이 두절돼 숨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지만 27일 오후 운항이 재개된 몰디브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진은 소말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해안 국가에서까지 수십 명의 익사자를 내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였다. 심지어 진앙으로부터 8,900km 떨어진 남극의 일본 과학·연구 센터인 쇼와(昭和)기지에서도 지진 발생 12시간 만인 27일 저녁 최대 73cm의 해일이 관측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7일 이번 지진이 리히터 규모 9.0이었으며, 5,000여명이 숨진 1995년 일본 한신(阪神) 대지진(규모 7.3)의 1,400배에 달하는 위력이라고 분석했다.

피해 지역의 도로와 다리가 거의 끊어져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도 나온다. 얀 이글랜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긴급지원조정관은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염병이 며칠 안에 확산돼 해일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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