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폭력조직들이 최근 자금 조달의 방편으로 마약 밀거래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마약류를 취급하는 조폭에 대해 단속을 벌여 국내·외 14개파 조직원 37명을 적발, 2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파 행동대장 서모(42)씨 등 2명은 2001년 8월 중국에서 히로뽕 약 2㎏(시가 66억원 상당)을 들여와 서울 부산 등지에서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이미 1심에서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파 행동대장 이모(34)씨는 필리핀의 한 섬에서 현지 마약사범들과 연계해 국내에 대규모로 히로뽕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인터폴에 의해 지명 수배됐만? 두목 이모(46)씨는 히로뽕 투약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대구 동성로파 전 부두목 손모(50)씨와 현 부두목 백모(34)씨는 올 2월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히로뽕 약 50g을 거래하다 적발돼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1년6월을 선고받았고, 부산 칠성파 행동대장 황모(33)씨 등 2명은 이달 17일 히로뽕 밀매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밖에 서울 상계파 돈암동파 길동파 장안동파 역전파, 광주 무등산OB파, 군산 그랜드파, 경기 덕소파 등의 두목과 행동대원 등이 마약 투약 또는 밀매 혐의로 적발됐다.
해외 범죄조직의 적발도 잇따랐다. 미국 LA의 한인 갱단 LGKK파 두목 신모(31)씨 등 조직원 7명이 지난해 9~10월 미국에서 제조한 히로뽕 수십g을 국제우편물 속에 넣어 국내에 밀반입해 판매하다 적발됐고, 홍콩 삼합회 조직원인 중국계 미국인 F(61)씨가 2002년 2월 항공편으로 히로뽕 662g을 국내 밀수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일본 야쿠자 하부조직의 부두목인 H(52)씨는 지난해 11월 국내 히로뽕 제조기술자를 포섭해 일본으로 데려가려다 미수에 그친 뒤 강제 추방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폭력조직들이 최근 전통적인 자금 조달 루트였던 유흥업소, 사행성 오락실, 사채업 등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마약 밀매에 나서는 추세"라며 "기업적인 공급망을 통한 마약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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