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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관광·어업 큰 타격…동남아 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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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관광·어업 큰 타격…동남아 경제 ‘휘청’

입력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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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북부 해안발 강진과 후속 해일로 동남아시아 국가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특히 주요 산업인 관광과 어업이 괴멸적인 타격을 받아 해당국가는 물론, 아시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같이 ‘관광입국’을 내세우고 있는 이 지역 국가들은 지난해 상반기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올해 조류독감으로 발길이 줄었던 외국 관광객이 연말연시를 맞아 모처럼 돌아와 활기를 되찾으려던 참이었다.

최대의 인명피해를 낸 스리랑카와 인도 남부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이하인 빈곤지대이다. 이번 참사로 유일한 외화수입원인 관광이 당분간 어려워진데다 어선과 어구 피해로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어업도 곤란한 상황이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몰디브의 해일 피해 지역도 관광수입에 매달려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27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았던 태국의 대표적 관광지 푸케트는 집계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해 있다. 태국여행사협회(ATTA)는 "이번 재난에서 획복하려면 최소 2~3주는 걸릴 것 같다"며 관광업계에 대한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태국 호텔협회(THA)측도 "가늠할 수 없지만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며 호텔업계가 커다란 타격을 입었음을 시사했다.

말레이시아 서해안의 관광지 페낭도 대표적 리조트시설인 베이뷰비치 리조트 호텔의 현관까지 바닷물이 드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1,2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양의 파라다이스’ 몰디브는 수도 말리의 국제공항까지 침수로 폐쇄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몰디브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도 거론돼 오던 터라 더욱 충격이 크다.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아체지역은 오랜 분리독립운동과 무장테러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해일로 인한 경제의 피폐는 치안과 정정 불안을 한층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푸케트=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피해 왜 컸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해역에서 26일 발생한 지진은 그 강도, 해일, 그리고 예고 없는 엄습이라는 3요소가 어우러져 피해를 키웠다. 이번 지진은 환태평지진대의 경계지역인 일본 일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플레이트(Plate·판) 충돌형’지진이라는 게 정설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상 중 1,000㎞에 걸친 안다만 단층선에 거대한 판의 뒤틀림이 생겨 엄청난 해일이 일었다.

지구표층이 여러 암석권으로 구성됐다는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따르면 수마트라 해역은 인도네시아가 올려진 유라시아판을 향해 인도-호주판이 서쪽으로부터 파고드는 판경계(Interplate)이다. 연간 5㎝가량 유라시아판쪽으로 이동하는 호주-인도판의 일부 단층이 크게 뒤틀리면서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사실 이번 지진은 24일 호주 남부와 남극사이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8.1의 강진을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인도-호주판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미 한쪽에서 거대한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피해는 모두 ‘지진해일’이 일으켰다. 바람이나 조수가 아니라 지진에 의해 발생한 해일은 일본말로 쓰나미(tsunami·津波)로 불리는 데 이는 그대로 국제용어로 통용된다. 이번 지진해일은 지층이 수직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그 위의 바닷물이 통째로 치솟은 후 거대한 물의 장벽이 단숨에 육지를 향해 몰려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해일의 속도는 수심 4,000m의 경우 제트기의 속도에 버금가는 시속 700㎞에 이른다. 수심이 얕을수록 해일의 진행 속도는 느려지지만, 후속 파동이 바로 뒤쫓기 때문에 파고는 더욱 높아진다. 진앙에서 1,600㎞나 떨어진 인도 해안에서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이유다. 지진으로 발생한 파도는 높이가 1m이하로 아주 작지만 파장, 즉 한 파도의 꼭대기에서 다른 파도의 꼭대기까지의 길이가 수십㎞에 이르기 때문에 속도와 파괴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이 인도양 일대에서는 해일 도착 3~14시간 전에 미리 위험을 알려주는 경보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컸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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