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가면 꼭 없는 물건만 찾는 아이가 있다. 고등학교 때 한 친구는 눈 앞에 보름달 빵이 보이면 팥빵은 없느냐고 묻고, 팥빵이 보이면 크림빵이 없느냐고 묻고, 크림빵이 보이면 안에 잼이 든 빵이 없느냐고 묻는다.그러다 결국 처음 손에 잡았던 보름달빵을 들고 나온다. 그렇게 묻고 또 묻는 뜻은 간단하다. 식성이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거기에 있는 빵을 종류별로 다 먹고 싶은데 주머니 형편이 그러지 못하니 이 빵 저 빵 찾으며 만져보는 것이다.
이것과는 또 다르게 없는 물건만 골라서 찾는 손님들이 있다. 화장품 가게에 가면 정말 온갖 색의 립스틱이 다 있다. 없는 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마땅한 색을 고르지 못해 늘 "이 색과 이 색 중간색은 없나요?"라고 묻는다.
옷을 사러 가서도 무얼 하나 단번에 흡족하게 사는 법이 없다. 색상과 디자인, 흠잡을 대로 흠잡다가 마지못해 선택하듯 그 물건을 산다. 스스로는 자신의 취향이 고급스러워서라고 하지만, 사실 그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 성격의 문제인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음식점에 가서도 자기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우선 타박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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