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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車무역역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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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車무역역조 심화

입력
200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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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6%를 넘어선 반면 우리나라 자동차의 일본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도 안 되는 등 한·일 자동차 무역 역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특히 우리나라 자동차의 일본 수출액은 일본 자동차 수입액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회장 김동진)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된 자동차 2만4,998대(통관 기준) 가운데 일본 자동차는 6,557대나 돼 2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수입차 2,017대 중 일본 차는 734대로 점유율이 36%를 넘어섰다. 시간이 갈수록 수입차 시장 내 일본 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1~9월 일본으로 수출된 우리나라 자동차는 2,478대에 불과했다. 이는 일본내 수입차 시장의 연간 총판매량을 28만여대로 추정할 때 1%에도 못 미친다. 올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일본으로 수출된 우리나라 자동차는 2,188대에 그쳤다. 연간 전체 일본 자동차 시장 규모인 580만대와 비교하면 0.05%도 안 되는 수치다.

금액면에서도 1~9월 우리나라가 일본 자동차를 수입하는 데 지불한 액수는 1억9,179만 달러인 반면 우리나라 자동차의 일본 수출액은 10분의 1도 안 되는 1,879만 달러에 머물렀다.

이처럼 일본 수입차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은 비제도적인 장벽이 높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는 구매 관계자와의 친분 등 인맥 구축이 매우 중요한 데 이러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다"며 "대리점주(딜러)들도 인지도 부족을 이유로 한국차 취급을 꺼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차와 일본 차의 경쟁 차종이 중복되는 점도 일본 시장을 뚫기 어려운 이유"라며 "일본 소비자들은 자국 차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5%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정부가 추진중인 한·일 FTA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FTA가 체결돼 일본 수입차에 대한 관세(현행 8%)가 철폐되면 일본 차 가격이 평균 7.4% 정도 인하될 것"이라며 "렉서스 ES330의 경우 5,530만원에서 5,122만원으로 낮아져 일본 차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AMA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상일), 자동차부품연구원(원장 노영욱),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영섭) 등 4개 단체·기관도 최근 한·일 FTA 관련 공동건의서를 재정경제부와 국회 등에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한·일 FTA가 체결돼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향후 10~15년 동안 20~30% 상승하는 등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며 ▦충분한 관세 양허 기간 설정 ▦일본의 비관세장벽 철폐 ▦미래형 자동차 개발 및 부품산업 육성 등을 위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정부 지원 등을 요구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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