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하늘로 치솟았다."26일 태국 푸켓 해변에서 한가로이 거닐던 영국인 관광객 캐롤라인 우즈는 그렇게 표현했다. "치솟은 파도가 바다 그자체였다"고 몸서리도 쳤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도처에서 비명을 질러댔고, 파도는 60m나 뭍으로 올라와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녀는 현장을 신속히 벗어나 자녀들이 묵고 있는 카론 해변의 호텔로 돌아갔다. 그는 "피신 당시 석유 드럼들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고, 석유와 바닷물이 범벅된 거리를 헤쳐 나가야 했다"며 "썰물에 휘말린 한 여인은 발이 절단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푸켓에서는 이날 해일로 파통 지구에서 3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 졌으며, 100명이상의 스쿠버 다이버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국 남부지역에서도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지역의 모든 상점과주택은 파괴됐다고 전하고 "사람들은 충격속에서 그저 울고만 있다. 대부분 이번 해일로 모든 것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푸켓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피피섬에는 해일로 발이 묶인 내외국인 관광객이 4,000명을 넘는다고 태국 TNA 통신이 보도했다. 태국 해군은 이 곳의 관광객과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함정과 헬리콥터를 보내는 한편 해상에서 난파한 선박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중이다. 피피섬의 한 주민은 "해변에 시신 10여구가 밀려 온 것을 보았다"며 "해일이 너무 순식간에 닥쳐 이곳에서만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숨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피피섬에서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신혼여행지로 인기높은 몰디브도 심각한 해일 피해를 입었다. 국토의 평균 높이가 해수면으로부터 1m 정도에 불과한 몰디브는 이번 지진 여파로 1.3m 높이의 해일이 연쇄적으로 휩쓸면서 수도 말레의 3분의 2가 피해를 입었다. 몰디브 정부는 전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을 비롯 많은 국가들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푸켓, 피피섬, 몰디브에서 자국의 희생자가 발생할 지에 여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외신=종합
■ 세계 각국서 지원 쇄도
26일 발생한 지진과 해일로 피해를 입은 동남아 일대의 재건·복구를 위해 유럽과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지원이 쇄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6일 동남아 일대의 해일피해 희생자를 위해 300만유로(42억원)를 긴급구호 자금으로 배정한데 이어 피해국들과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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