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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고궁 입장료 올리는 이유

입력
200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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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7일자 오피니언란의 ‘빼앗기는 경복궁’을 읽고 몇 자 적는다. 경복궁을 비롯한 궁과 능의 입장료가 내년부터 오르는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하지만 이 기회에 관리자로서 몇 말씀 드려야 공평할 것 같다.우선 경복궁 입장료 3,000원이 민간 수준의 수익을 계산한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는 정부가 궁궐에 매년 투입하는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 문화재의 속성상 재원 투입 감축은 한계가 있고 복원사업비를 뺀 순수 보수·유지 재원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둘째, 최근 5년 간 경복궁 평균 입장객 중 매년 110여만 명이 유료 입장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내국인 유료 관람 인원은 전국민의 2% 미만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국가 관리 문화시설이라 하여 최저입장료를 유지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실비에 가까운 입장료로 문화재를 더 잘 보전하고 여유 재원은 국민에게 다른 혜택으로 돌린다면 상대적 박탈감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고궁 관람료 대폭 인상은 관리자 차원에서도 남다른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 더 품격 있는 문화재 보전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박연근·경복궁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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