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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리스마스는 없었다?/ 성탄절에도 소수 종교 배려 '해피 할러데이즈'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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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리스마스는 없었다?/ 성탄절에도 소수 종교 배려 '해피 할러데이즈'로 인사

입력
200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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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해피 할러데이즈’(Happy Holidays·즐거운 연휴를)! 연말 특정 종교색을 보이지 않는, 무념무색의 인사법이 최근 미국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12월에는 유대교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휴일도 있어 성탄절만을 축하하는 인사는 ‘정치적 공정성(Political Correctness)’에 배치된다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열린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을 ‘해피 할러데이즈’ 라는 인사로 마무리했다. 다음날 그 이유를 묻자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자유롭게 신앙을 가질 수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라며 마이노러티(소수종교)에 대한 배려라는 점을 인정했다. 사실 ‘정교(政敎)분리’와 ‘신앙의 자유’를 수정헌법 1조에 규정하고 있는 나라인 만큼 정부 청사 등 공공기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더욱이 올들어 메리 크리스마스 등 종교적 심벌을 놓고 무려 700여건의 법정 소송이 제기됐다. 대부분이 기독교와 비기독교인 간의 종교의 자유 시비이다.특히 지난 대선에서 기독교 우파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사로운 일도 종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추세이다.

때문에 연말 ‘산타 랠리’에 가슴이 부푼 상인들도 ‘몸 사리기’에 나섰다. 미국 전역에 체인점을 둔 헤크츠 백화점은 크리스마스 트리 등 화려한 장식으로 상혼을 불태우면서도 일절 크리스마스라는 용어는 사용치 않고 있다. 하지만 메시즈라는 백화점은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시즌즈 그리팅(Season’s Greeting·계절 인사)’ 이라는 단순 표현으로 대체한 뒤 기독교 단체로부터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차별과 역차별 모두를 두려워해야 하는, 다소 소란스러운 크리스마스였던 셈이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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