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이 야외에 전시중이던 석인상(石人像·높이70㎝ 폭30㎝·사진) 1점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북 경주경찰서는 경주박물관이 10월 말 소장유물을 실사하면서 박물관 내 경주문화재연구소 앞 잔디밭에 보관돼 있던 석인상이 없어진 사실을 신고해 와 수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경주박물관에 따르면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이 석인상은 양반의 무덤 앞에 세워진 호석(護石)이다. 국보나 보물급 문화재는 아니지만 민속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물이다. 경주박물관은 2002년 5월 실사를 한 뒤 2년 5개월 동안 소장유물을 방치해 이 석인상의 도난 시점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유물 보관과 관리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냈다.
국립박물관은 지난해 5월 국립공주박물관에서 국보인 금동불상 등 4점이 강탈됐다가 회수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 소장품에 대한 철저한 보안과 관리를 다짐한 바 있다. 경주박물관은 도난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1억3,000여만원을 들여 외곽지역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보안시스템을 개선했다. 경주박물관 유병하 학예연구실장은 "도난당한 석인상은 시중에서 100만원 안팎에 거래될 정도로 문화재 가치는 높지 않지만 박물관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경주=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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