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2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예상외로 선전해 다음달 7일의 수반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팔레스타인 선거에 처음 참여한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 26개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이날 선거에서 9개의 지방의회를 장악한 것으로 25일 예비 개표결과 밝혀졌다. 1976년 이후 28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 파타운동은 지방의회 14개를 확보했으나 요르단강 서안 전 지역이 파타의 본거지인 점을 감안하면 하마스의 승리로까지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를 포함한 600여 군소지역의 2차 지방의회 선거가 내년 예정돼 있어 하마스의 부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가자지구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입증한 것"이라며 "파타운동을 비롯한 모든 세력과 제휴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9일 수반선거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득표력도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알리 지르바위 전 선거관리위원장은 "하마스가 수반 선거에 불참을 선언한 만큼 압바스의 지지도가 예상외로 떨어질 수 있다"며 "압바스는 압도적인 승리가 아닌 과반수가 조금 넘는 55~58%의 득표로 승리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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