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에 지급되는 성과급이나 상여금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수침체 등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성과급이나 상여금을 줄이는 분위기인 데 반해 호황을 누렸던 일부 대기업들은 두둑한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특별 상여금을 28일께 지급할 계획이다. 계열사 및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월 기본급의 200∼500% 규모인 특별 상여금은 정례적으로 지급하는 초과수익분배금(PS)이나 생산성격려금(PI)과는 다른 말 그대로 특별보너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부장급은 특별 상여금에 내년 1월 말에 지급될 초과이익분배금(PS·연봉의 최대 50%), 생산성격려금(PI·기본급의 150%)을 합칠 경우 3,000만~4,000만원의 보너스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수출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에 따라 특별 상여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경기침체 속에 임금이 깎인 다른 기업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의식한 듯 "지방 사업장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연말 상여금이 침체된 내수 경기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연말 결산이 끝나는 내년 1,2월 중 계열사별로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경영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될 예정이지만 올해 최대 호황을 누렸던 LG전자나 LG화학은 지난해 수준보다 많은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타결된 대로 통상급의 200%를 연말 성과급으로 이 달말 지급한다. 특히 대리이하 직원들은 짝수 달에 지급되는 정기 보너스 100%까지 합칠 경우 홀수달에 비해 4배에 가까운 목돈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도 9월 임단협 결과에 따라 전직원에게 ‘품질 목표달성 격려금’ 100만원씩을 지급한다. 수출증대와 고유가 여파 등으로 호황을 누린 정유업계도 두둑한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SK㈜의 경우 연초 200~300%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하나로텔레콤만 유일하게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은 내년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의 불황에 허덕인 화섬업계나 건설업계도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불경기에 7,8월 두 달간 파업으로 3분기에만 232억원의 적자를 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급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LG·현대·대우건설 등 1군 건설업체는 물론이고 중견 건설업체들도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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