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건파일 2004] (5.끝) 수능 부정행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건파일 2004] (5.끝) 수능 부정행위

입력
2004.12.25 00:00
0 0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인 11월16일. 112를 통해 "휴대폰 수능 부정행위를 모의한다"는 제보전화가 광주지역 경찰에 걸려 왔다. 수사에 착수한 광주 동부경찰서는 나흘만인 20일 90명의 수험생들이 모여 휴대폰을 통해 모스부호방식으로 답안을 전송하는 ‘선수’, 답안을 취합해 보내주는 ‘중계조’, 답안을 전송받는 ‘부정응시자’로 나뉘어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년 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수능 부정행위 괴담’이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다.경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광주지역 수능부정 가담자는 최초 90명에서 제2, 3조직까지 드러나면서 183명으로 급격하게 늘었고 3년간 대리시험이 계속된 사실까지 드러나 수능 관리감독의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이 혀를 내두를 만큼 규모가 크고 치밀했기 때문에 브로커 개입설, 선·후배 간 대물림설, 부모 묵인설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고, 경찰은 급기야 수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26만건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분석하는 한편, 교육청에서 넘겨받은 재수생 이상 수험생의 관련서류를 통해 대리시험 여부를 조사했다. 또 ‘문자+숫자’ 메시지와 컴퓨터에서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웹투폰 방식을 이용한 수능 부정을 수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경찰은 충주지역 입시학원장과 부모가 수능부정에 개입했고 13명이 대리시험을 치른 것을 확인, 375명을 입건하고 21명을 구속했다.

교육당국이 경찰수사를 토대로 올해 수능 수험생 312명의 성적을 무효처리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는듯했다. 그러나 광주지검이 지난해에도 수능부정에 70여명이 가담했고 이 중 40여명이 대학에 진학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수능부정 사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수능부정 대물림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대학은 대규모 입학취소사태를 피할 수 없어 향후 수사가 주목된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 그밖에도 올해엔…/ 유명인사들 자살·불량만두 파동 등 큰 충격

‘사건파일 2004’ 시리즈에 담지는 못했지만 이 밖에도 많은 사건들이 올 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2월4일 수뢰 혐의로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을 시작으로 유명인사들의 자살이 꼬리를 물었다. 남상국(3월11일) 대우건설 전 사장과 박태영(3월29일) 전남지사, 이준원(6월4일) 경기 파주시장이 비리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잇따라 한강에 투신했다. 수사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거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극단적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살은 유명인들만의 선택은 아니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가장과 청년실업자, 자식에게 짐이 되는 것을 거부한 노인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어 짙게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를 실감케 했다. 10억원 만들기에 실패한 딸과 아버지가 자살을 기도해 딸이 숨진 사건(8월22일)은 비뚤어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었다.

용의자를 검거하려다 흉기에 찔려 두 경찰관이 사망한 사건(8월1일)과 박봉으로 고생하던 경찰관이 3남매를 화재로 잃은 사건(12월9일)은 경찰 공무원의 힘겨운 생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재판 과정(7월21일 집행유예로 석방)은 우리의 분단 현실과 아직도 서슬 퍼런 국가보안법의 위력을 실감케 한 장면이었으며 이 밖에 불량만두 파동, 서울시의 버스체계 개편,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 발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등도 큰 파장을 낳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