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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다시 밟는 ‘간디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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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다시 밟는 ‘간디가 걸어온 길’

입력
200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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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저항은 다른 차원에서는 능동적 저항이다. 악에 대한 무저항은 저항 일체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악으로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행위가 나의 영역이다. 그리고 내 빛에 따라 나의 의무로 이해한 것, 그리고 내 길에서 만나게 된 것을 실천한다. 내 모든 행위는 봉사의 정신에 의해 비롯된다."‘비폭력 저항’을 주창한 마하트마 간디(1869~

1948)의 사상은 비폭력·무저항으로 간단히 요약돼왔으나, 누구보다 능동적 저항을 몸소 보여준 그의 삶 때문에 묵직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번역한 ‘마하뜨마 간디의 도덕·정치사상’시리즈(전 6권, 소명출판 발행)는 간디에 대해 지적 갈증을 느꼈을 이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간디의 암살 직후부터 인도 정부가 편찬 사업을 벌여온 ‘간디 전집’에서 1983년 인도철학자 라가반 이예른(1930~1995)이 사상의 요체라고 할만한 것들을 골라 엮은 ‘문명·정치·종교’ ‘진리와 비폭력’ ‘비폭력 저항과 사회 변혁’등 3권을 번역한 것이다.

"내 삶이 내 메시지다"고 한 간디는 일부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땨그라하(진리파지·眞理把持) 차원에서 ‘인디언 오피니언’ ‘영 인디아’ ‘하리잔’ ‘나바지반’등의 주간지를 운영하고, 세계 도처의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와 연설을 통해 자신이 추구한 비폭력과 진리를 전파했기 때문에 생전에 그가 남긴 말과 글의 분량은 실로 엄청나다. 인도정부가 99년 발간한 ‘마하트마 간디 전자책’은 모두 98권 5만여 페이지 분량으로, 이번에 번역 출간된 선집은 그 중 30분의1 정도. 그러나 간디 사상의 전모를 이만큼 균형 있게 직접 읽을 수 있는 기회도 드물다.

예수회 소속 신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하는 존 디어의 ‘내 삶이 내 메시지다’(이재길 옮김·샨티 발행) 또한 ‘간디 전집’에서 정수만을 추려낸 책이다. 디어는 간디가 영성의 길을 통해 사회와 정치의 변화를 이끌어낸 전략가였다는 시각에서 접근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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