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한국탁구를 주름잡았던 왕년의 스타 김택수(34·KT&G) 전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가 24일 17년간 가슴에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김 코치는 이날 충북 음성에서 열린 제 58회 종합탁구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식을 가졌다. 1,500석의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대한탁구협회 천영석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그는 후배와 팬들이 전해준 꽃다발을 들고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광주 숭일고 3학년이던 1987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김 코치는 17년 가까이 한국 남자 단식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을 따는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고 올 4월 2004 아테네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대표로 선발됐지만 전격 은퇴 선언과 함께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김 코치는 아테네올림픽때 유승민(삼성생명)을 지도, 만리장성을 허물며 남자단식 금메달을 합작해 냈다.
이날 은퇴식 후 진행된 유승민과의 대결도 사제의 정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승부였다. 김 코치는 11점 1세트로 진행된 이벤트 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팬들에게 탁구의 묘미를 선사했다. 김 코치가 11-8로 이겼지만 승자와 패자를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했다. 김 코치는 "선·후배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기 위해 지도자로서 한국탁구발전에 기여하겠다" 말했다.
음성=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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