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 돈이면 수많은 노숙자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생체의학윤리센터의 데이비드 매그너스 공동대표는 23일 줄리라는 이름의 미국 여성이 5만 달러를 주고 복제 고양이를 ‘구입’한 것에 대해 "많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세계 최초의 복제 애완동물 상업화는 생명윤리 운동, 종교계 뿐 아니라 동물보호운동가의 반발을 부르고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동물보호단체는 이날 "길거리에는 아직도 수천마리의 고양이들이 집을 찾아 헤매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도살된다"면서 "거액을 들여 죽은 고양이를 복제해 살려내는 것보다 살아 있는 고양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주인들은 복제된 애완동물을 구입하면 모든 것이 예전처럼 똑같아 질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심을 갖고 있다"며 심리상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미국 수의학협회 보니 비버 회장도 "많은 사람들이 복제고양이가 원래의 고양이와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복제동물들의 15~45%가 보통 한달도 채우지 못하고 건강이 악화돼 죽고 있다며 주인의 만족을 위해 새로운 생명을 죽이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경고했다.
고양이를 복제한 지네틱 세이빙스 앤드 클론(Genetic Savings&Clone)은 이에 대해 "이 정도 비율은 복제가 아닌 자연 분만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복제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사망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나라 전체를 돌아다니며 복제에 사용될 난소 수천 개를 구입하고 있다"며 "내년 5월에는 개 복제를 시도하고 50마리의 복제고양이를 더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죽은 고양이 ‘니키’를 복제해 ‘리틀 니키’를 얻는데 성공한 줄리는 "복제 반대운동가들의 공격이 두려워 성과 주소를 알려줄 수 없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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