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을 잡고 세계를 누볐듯 이제 대학을 세계적으로 키우는 데 예술가의 섬세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다."중앙대는 24일 재단이사회를 열어 4년 임기의 12대 총장에 박범훈(57·국악대 창작음악과·사진) 교수를 선임했다. 예술인 총장은 작곡가 출신의 김연준 전 한양대 총장(현 재단 이사장)에 이은 2번째이나 순수 예술인 교수 출신으로는 박 교수가 처음이다. 박 신임 총장은 "여러모로 국내 사학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책임감이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술인 대학총장이란 설명이 낯설기는 해도 국악인으로서의 그의 경력은 이미 충분히 화려하다. 국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 그는 그간 국내 최초의 민간 국악관현악단인 중앙국악관현악단과 한·중·일 3개국 민족음악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창단·지휘했다. 작곡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벌여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대회 개막식 등 굵직한 국제 행사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부총장을 맡아오며 국내 최초로 국악교육대학원을 설립하는 등 학사업무에도 역량을 과시해 왔다.
박 신임 총장은 "예술가 출신이 더 큰 행정가로 성공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화된 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외국 우수 학생들도 적극 유치하는 등 세계 속의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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