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명인이자 작곡가로 우뚝한 황병기(68)의 음악세계를 만나는 음악회가 28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만으로 꾸미는 이 공연은 국내 첫 가야금 창작곡 ‘숲’(1962) 등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두루 넣고, 가야금 음악을 중심으로 노래와 다른 악기를 위한 곡도 포함시켜 그가 만들고 가꿔온 음악세계를 일별하는 기회라 하겠다.그의 음악은 전통적인 국악의 아름다움에 현대적 세련미를 보태어 동시대의 신선한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 때로는 매우 전위적인 실험까지 포함한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감수성이 그의 음악을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이고 또한 전통적이되 현대적인 음악으로 독보적인 자리에 놓게 한다. 뉴욕타임스는 "황병기의 작품은 신비로운 영감에 찬 동양화의 수채화 같다. 극도로 섬세한 주법으로 울리는 아름다운 소리들이 음악에서 청징(淸澄)함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고 썼다.
그의 음악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민속악의 극치인 산조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남도환상곡’, 가야금 가락에 박목월의 시를 얹어 부르는 정악풍의 단아한 노래 ‘고향의 달’, 거문고 산조와 정악의 어법을 한데 녹여 도가풍의 신비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거문고 음악 ‘소엽산방’(掃葉山房), 국악적 미니멀리즘의 신선한 멋이 일품인 무반주 대금 독주곡 ‘하림성’ 등 저마다 독특한 정취와 기품이 넘치는 곡들을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다.
그는 ‘숲’과 ‘침향무’ ‘남도 환상곡’을 직접 연주한다. 이밖에 대금 연주자 홍종진, 가야금 제자 지애리, 전통가곡의 젊은 명인 강권순, 장구에 김웅식이 참여한다. (02)6303-1919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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