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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베풀고…보듬고…/ 더 훈훈한 성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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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베풀고…보듬고…/ 더 훈훈한 성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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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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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갖기 위해 거리와 백화점을 분주하게 누비는 시간, ‘베푸는 크리스마스’를 소중히 준비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끼리 모이거나 단체들이 어울려 힘들고 외로운 이웃들을 찾아 사랑을 전하는 이들이 있어 성탄은 더욱 기쁘다.온라인 봉사단체 ‘행동하는 양심’ 회원 40여명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좀 특별하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24일 오후 10시부터 성탄절 오전 4시까지 이들은 서울 영등포 일대 400여개의 쪽방과 인근의 노숙자 150여명을 찾는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네티즌들을 상대로 모은 쌀과 과자를 선사하고 정성스럽게 쓴 성탄카드 800장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웃 사랑의 실천에는 불교도도 예외가 아니다. 경북 청도에 있는 적천사(주지 덕현 스님) 신도들은 성탄절 오전에 인근 청도성당 미사에 참석한 뒤 성당 신도들과 함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돕기 봉사활동에 나선다. 이를 위해 적천사와 청도성당 신도 30여명은 지난달부터 청도 시내를 돌며 탁발을 통해 20㎏짜리 쌀 50포대를 마련했다. 대구 봉덕동 은적사(주지 허운 스님) 신도 400여명은 17일 대구 시지동 고산성당 신부 및 수녀 15명과 함께 성탄·송년법회를 열면서 인근 지역 고학생 30여명과 독거노인 20여명을 돕는 행사를 벌였다.

중견건설 업체 인정건설 이종근 회장을 비롯한 직원 50여명은 23일 서울역 인근 동자동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라면·부탄가스 나눠주기 활동을 벌였다. 성탄절을 앞두고 4년째 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해온 이 회사는 내년 2월 동자동에 ‘인정 노숙자 재활센터’를 건립해 연 2억원의 예산으로 노숙자 재활을 본격적으로 돕는다. 직원들은 이를 위해 1년 동안 꼬박꼬박 월급 일부를 떼서 모아왔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새집을 지어 전달해 온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해비타트)는 성탄절을 맞아 서울 신당동의 한 쪽방을 수리해 주는 행사를 연다. 병든 아버지와 2명의 자녀가 사는 3평 남짓한 단칸방에 30여명의 회원들이 찾아가 도배를 해주고 보일러도 수리해준다.

이 밖에 5년째 어린이 소아암 환자를 위해 모금활동을 해온 노래봉사 동아리 ‘음악세상’ 회원 5명이 성탄절 오후 남해고속도로 남강휴게소에서 거리모금을 하는 등 곳곳에 이웃 돕기 거리공연이 계획돼 있다. 올해 성탄절은 거리마다 사랑의 노랫소리로 가득 찰 것 같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 꼬리무는 '얼굴없는 사랑'/ "신원 공개 말라" 익명기부 줄이어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을 돕는 익명의 기부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기업 임원은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쌀과 잡곡 된장 미역 칫솔 등 2,000만원 상당의 생활필수품을 미신고 사회복지시설 29곳에 전달했다. 이 임원은 "누군지를 공개하면 다른 곳에 기부하겠다"고 익명을 고집했다.

다른 기업의 40대 임원은 쌀과 햄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 538만원어치를 구입, 서울 관악구에 사는 소년소녀가장 30세대에 보냈다.

이 임원도 "신원을 밝히면 다시는 기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소년소녀가장들을 직접 찾아가 물건을 전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들 두 임원을 ‘24호 행복지킴이’로 선정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동포사랑 온기 북녘까지…

"싼 가격에 좋은 물건도 사고 북녘 동포까지 돕는다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습니다."

한국일보사와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하는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 모금행사와 바자가 23일 중구 을지로6가 쇼핑몰 ‘패션TV’ 신축부지에서 열렸다. 바자에 참가한 임모(55)씨는 "수익금이 추위에 떨고 있을 북쪽 동포에게 연탄을 보내주고 아궁이를 개량해 주는데 쓰인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줄 스웨터를 고르던 서모(57)씨도 "수익금이 좋은데 쓰인다니 옷을 한 벌 더 사야겠다"고 말했다.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본부와 북한의 아궁이 개량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새천년생명운동이 공동 주최한 이날 모금행사와 바자에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이 모여들어 사랑의 손길을 보탰다. 이날 바자는 의류 브랜드 클라이드가 의류 700여점을 지원했다. 패션TV 시행사인 디엠씨플래닝에서 성금 1,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이날 행사로 2,0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성금과 수익금은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본부와 새천년생명운동 측에 기증됐다.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본부 한창영 사무총장은 "29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북측을 방문해 아궁이 개량사업 진척 상황을 체크한 뒤 지원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성금 문의는 (02)733-4147. 계좌는 조흥은행 322-01-126644, 우리은행 1005-000-907617, 국민은행 023501-04-036160(예금주 한국일보사).

최영윤기자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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