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즐거운 주말-줌인-'서바이빙 크리스마스'의 벤 애플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즐거운 주말-줌인-'서바이빙 크리스마스'의 벤 애플렉

입력
2004.12.24 00:00
0 0

벤 애플렉(32)이 수학 천재 친구의 향학열을 방해하는 뒷골목 청년으로 ‘굿 윌 헌팅’에 얼굴을 비출 때만해도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형스타가 될 것을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디영화를 전전하던 그는 그러나 ‘굿 윌 헌팅’으로 1998년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시나리오상을 받는 순간 죽마고우 맷 데이먼과 함께 순식간에 할리우드의 샛별로 떠올랐다. 하바드대를 중퇴한 맷 데이먼의 후광과 그의 훤칠한 외모가 만나 벤 애플렉이라는 이름은 지적이면서도 반항적인 배우로 새롭게 태어났다.친구 맷 데이먼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리플리’ 등을 거치면서 여전히 지적인 배우라는 칭호에 만족하고 한곳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그는 거침없이 연기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배우 출신 심리상담가인 아버지의 유전자가 몸 속 깊이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8세 때 ‘마이애미의 항해’라는 PBS 쇼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연기생활의 짧지 않은 이력 때문일까.

때로는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와 따사로운 사랑을 속삭이다가도(‘포스 오브 네이처’), 삐딱하게 모자를 쓴 채 폭격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진주만’)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는 그가 ‘아마겟돈’의 높다란 석유시추시설 위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총알을 피하는 아찔한 장면을 만들어 낸 것도 연기에 대한 남다른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그가 귀엽게 망가지는 백만장자를 연기하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부터 극장가를 찾는다.

벤 애플렉은 ‘서바이빙 크리스마스’에서 가족의 날인 크리스마스에도 술을 팔 수 있다고 믿는 광고회사 경영인 드루 래덤 역을 맡았다. 돈 많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드루지만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픈 과거를 상처로 지니고 있다. 엄마가 24시간 커피숍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여자친구에게 차이자 그는 한 가족을 25만 달러에 ‘전세’ 내 꿈 같은 ‘추억 만들기’에 나선다. 그러나 가족을 ‘만들었다’는 기쁨도 잠시, 황당한 출발만큼 당혹스러운 사건들이 그를 기다린다.

벤 애플렉은 해맑은 웃음과 속사포 같은 대사로 정신이상자로 보일 수 있는 드루 역을 얄밉지 않게 해낸다. 24년간 쌓아올린 연기 관록과 어떤 배역이든 주저하지 않는 용기가 만들어 낸 결과일 것이다. 억지스러운 설정과 겉도는 이야기 구성에도 불구하고 ‘서바이빙 크리스마스’가 대작들 틈바구니속에서도 크리스마스 극장에 내걸릴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벤 애플렉 때문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