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폭풍의 언덕’ 890선 넘기 힘드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폭풍의 언덕’ 890선 넘기 힘드네

입력
2004.12.24 00:00
0 0

연내 890선 돌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미국 증시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산타랠리’를 만끽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890포인트의 벽에 막혀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종합지수는 전날 미 증시 강세의 영향으로 890.32로 출발, 마의 벽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바로 미끄러져 870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8월 초 하반기 상승장이 시작된 이후 10월부터 890선 돌파 시도가 줄기차게 이어졌으나 벌써 네 번째 좌절된 것이다.

900도 아닌 890포인트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적은 별로 없다. 그러나 올 4분기의 관심은 오로지 890선 돌파 여부에 쏠렸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890선대 구간을 ‘폭풍의 언덕’으로 비유하며 "넘어서면 중기적으로 980까지 갈 수 있지만, 다시 실패한다면 한동안 랠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리 시장에서 특정 저항선을 다섯 번째 노력 끝에 넘어선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바로 이틀 전까지만 해도 ‘이번 도전은 과거와 다르다’라는 낙관론이 팽배했다. 4분기 증시를 압박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 데다 연기금과 투신권 등 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지난 세 차례 도전에 비하면 수급적으로 훨씬 우월하다는 논리였다. 한화증권은 21일 "앞의 세 번은 프로그램 매수가 상승의 주요인이어서 한계가 있었으나,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11월 말에 비해 6,000억원 급증하는 등 증시 자금유입 흐름이 좋아 이번엔 다르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동원증권도 "이번 890선 돌파 시도는 상승 과정에서 후유증을 수반하는 과도한 급등이 없었고 수급여건이 훨씬 안정적이며 전기전자 철강 증권 등이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 번의 시도와는 다르다"며 12월 중 890선 돌파를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890선 돌파 시도는 또 좌절됐다. 오히려 이 사이 매물벽이 두터워져 돌파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8월 이후 거래량의 17%가 880~890선대에 포진해 있어 매물벽이 매우 두텁다"며 "최근 시장이 지수 저점을 꾸준히 높여가면서도 고점(890선)을 돌파하지 못하는 것은 향후 증시 흐름이 그만큼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지수가 매물벽을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로 4분기 실적과 환율 우려감을 들었다. 내년 1월 말께 4분기 실적이 드러날 텐데 현재 예상으로는 삼성전자 등 상당수 업체들의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분기 4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무려 절반 가량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 연구원은 "연말을 맞아 진행되던 업종별 수익률 격차 메우기도 증권주 상승으로 대충 마무리된 것 같다"면서 "진정한 ‘바닥 다지기’는 내년 4분기 실적 발표 시기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