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예정된 일부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는 등 연말 일정을 대폭 줄이고 있다.노 대통령은 대신에 연두 기자회견 준비 등 국정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이 큰 정국구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노 대통령은 23일 예정됐던 중소기업특별위원회 회의 참석 등을 내년 1월께로 미뤘다. 청와대측은 22일 오후에야 이 같은 결정을 하고 갑자기 통보하는 바람에 행사를 준비했던 중기특위 관계자들은 매우 당황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연말을 맞아 정리할 일이 많아 부득이 현장 방문 등을 늦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런 행사 취소를 둘러싸고 한때 갖가지 억측들이 나돌았다. 노 대통령은 또 24일 2004년 정부 업무평가 보고회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이날 예정된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접견 일정은 연기하기로 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잇단 해외순방으로 읽어야 할 보고서와 결재해야 할 서류 등이 쌓여 있는 등 대통령이 연말 정리를 해야 할 게 많다”며 “또 내년도 국정 구상 등을 위해 연기가 가능한 일정은 가급적 내년 초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위한 종합적 처방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시장 개혁과 분배ㆍ성장의 선순환 등 당초의 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관용의 정치를 위해 그 동안 갈등 관계를 보여온 재벌ㆍ보수세력ㆍ언론ㆍ야당 등과의 관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 극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여부 및 한나라당ㆍ민주노동당과의 관계 설정 등에서 대해서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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