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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선정 '올해의 혁신리더' 3인/ 도전·혁신이 세상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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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선정 '올해의 혁신리더' 3인/ 도전·혁신이 세상을 바꿨다

입력
2004.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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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 받은 재산도 연줄도 없었다. 맨 주먹 뿐 이었지만 항상 고객을 만족시킬 서비스만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야채가게와 당구장에서 출발해 기업을 일군 재야 경영 고수들의 비결은 오로지 ‘혁신’이었다. LG경제연구원이 23일 ‘올해의 혁신 리더’로 선정한 3인은 평범 속의 비범이 빛나는 생활인이었다.●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 이영석(36) 사장이 300만원의 빚을 얻어 장만한 트럭으로 야채행상을 시작한 때는 1995년. 가락동 농산물시장 상인들에게 매달리다시피 야채와 과일 고르는 법을 배웠다. 수박에 칼을 댔을 때 ‘쩍’ 갈라지는 소리가 나는 것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는 수박임을 그때 처음 알았다. 미처 팔지 못한 물건을 처분하는 방법,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 손님의 시선을 끄는 방법 등 야채 장사는 끊임없는 학습과 실험의 과정이었다. 바나나를 팔려고 원숭이를 ‘고용’한 적도 있고, 새벽마다 가락시장 과일박스를 칼로 찢다 혼줄이 나기도 했다.

10개 매장에서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이 사장은 새벽3시부터 밤10시까지 발 품을 팔며, 직접 먹어보고 물건을 산다. 그의 머리 속은 늘 ‘어떤 이벤트로 손님을 모을지’로 가득 차 있다.

● 김철윤 해리코리아 사장 김철윤(39) 사장의 첫 아이템은 87년 제대 후 종자돈 900만원으로 마련한 당구장. ‘혁신의 길’은 가까운 데 있었다. 김 사장은 당구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40분임에 착안, 게임시작 전 주스 한 잔, 40분 후 커피 한 잔씩을 서비스했다. 음료수를 빌미로 말 한마디라도 붙이기 위해서 였다.

고객들을 붙들어 두기 위해 매달 당구대회를 열었고, 신규고객 개척을 위해 무료 레슨도 했다. 빈 당구대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붐비자 재빨리 1층 현관에 당구대 상황판을 설치했다.

김 사장은 이후 커피숍 비디오대여점 노래방 아이스크림 점 등 17개 업종, 32개 점포를 리뉴얼해서 수십억원을 손에 쥐었다. 문 닫기 일보 직전의 가게를 인수해 되살리는 방식이었다. 어떤 가게는 인테리어를 고쳤고, 어떤 곳은 서비스 개선에 집중했다. 환란 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대기업이 손 댈 수 없는 주점업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면서 재기할 수 있었다. ‘해리피아’ ‘비어캐빈’등 지금은 7개 브랜드, 436개 가맹점으로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장호희 경상대 생화학과 박사과정 세계적 생명과학 전문 학술지 ‘셀’에 당당히 논문을 게재한 장호희(27)씨의 목표는 처음부터 세계적 수준의 연구였다. 석사 시절인 99년부터 ‘질병과 스트레스에 대한 생체방어 매커니즘’에 매달렸던 장씨는 5년 동안 수 백번씩 같은 실험을 되풀이 했다. 실험 데이터와 하나하나 비교해가며 실마리를 찾았다. 유명한 대학의 박사도 아닌 그녀의 성공 이면에는 오로지 목표에 대한 편집증적인 집중만 있었을 뿐이다. 혁신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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