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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2004] (3) 프로야구선수·연예인 병역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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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2004] (3) 프로야구선수·연예인 병역비리

입력
200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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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명 구속. 48명 불구속 입건. 3년의 공소시효 지난 연루자 모두 재검 거쳐 재입대. 총 관련자 136명."10월 말 서울지방경찰청이 2개월여 수사 끝에 발표한 병역비리 결과 발표에 온 국민이 경악한 것은 연루자의 수가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136명 가운데 프로야구 선수가 90명이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된 선수가 460여명임을 감안하면 전체 선수의 20%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 구속된 선수만 해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조진호(29·전 SK 와이번즈) 등 23명, 불구속된 선수는 25명이었다.

또한 이들 가운데는 적지 않은 숫자의 유명 연예인이 포함돼 있어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한류의 주역으로 인기를 모으던 송승헌(28)을 비롯해 장혁(28), 한재석(31), 신승환(25)이 같은 브로커를 통해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신승환은 공소시효가 남아 구속됐고, 나머지 3명은 재검을 거쳐 지난달 입대했다.

병역을 면제받은 수법도 병무청조차 "기발하다"고 할 정도로 새로웠다. 브로커들은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 소변에 단백질 성분과 피가 섞여 나오는 것에 착안했다. 개인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소변에 단백질 성분의 약물과 피를 섞어 제출했고, 종합병원에서는 신장 내 크레아티닌 수치를 높이기 위해 다량의 커피가루를 물에 타서 검사를 앞두고 3시간 전까지 계속 마셔댔다.

병무청 내에서 재검을 받게 되는 경우엔 아예 약물과 자신의 피가 섞인 액체를 요도에 주사로 주입해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등의 병명을 받아내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비리를 주도한 브로커 우모(38)씨와 김모(29)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 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달 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최영윤기자daln6p@hk.co.kr

■ 사건 클릭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병역 비리가 드러나면서 인터넷에는 병역면제 연예인 60여명의 사유 등을 올린 ‘병역 미필자 리스트’(일명 ‘신의 아들’ 리스트)가 떠돌았다. "A씨는 습관성 어깨 탈구임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몸이 좋다", "정신질환이라는 B씨는 TV에 잘도 나온다", "C씨는 조기흥분증후군이라는데 그것만으로는 면제받기가 불가능하다" 등 폭로성 지적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연예인들의 병역에 대한 팬들의 불신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병역이 스타의 자질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으로까지 대두됐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남자 연예인들이 줄줄이 입대를 선언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지난달 29일과 30일 탤런트 박정철과 홍경인이 나란히 훈련소로 들어간 데 이어 인기 댄스그룹 god 출신 배우 윤계상도 7일 입대했다. 이 외에도 원빈 연정훈 이정진 양동근 이동건 소지섭 지성 박광현 등이 잇따라 내년 입대를 선언했다. 한편 연예인들의 군대 문제로 떠들썩 했던 이번달 초 ‘당당히’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가수 홍경민은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제대한 연예인’이라는 별명아닌 별명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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