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일자리를 매달 40만개씩 신규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숫자상으로는 달성했으나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22일 통계청과 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새로 생긴 일자리 수는 월평균 42만개로 정부 목표치를 2만개 웃돌았다. 정부는 지금까지 추세로 미뤄볼 때 12월에도 최소 30만개 가량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연간으로 월평균 41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사실상 올해 일자리 창출은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올들어 11월까지 농림어업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13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광공업에서 9만2,000개, 건설업 5,000개, 서비스업 45만7,000개 등의 신규 일자리가 생겼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상장·등록업체 17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결산 조사’에서도 올해 극심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났고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 취업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한 데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현상으로 20~30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는 등 고용의 질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노동부 분석 결과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540만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80만명이 증가해 전체 임금 근로자의 37.0%에 달했다. 이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2001년 360만명(27.3%), 2002년 380만명(27.8%), 지난해 460만명(32.6%) 등에 이어 올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작년 월평균 8만9,910명이었지만 올들어 11월까지 월평균 14만2,900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더 많은 시간 일하고 싶지만 그럴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회사사정 등으로 잠시 일을 그만두었으나 취업자로 잡히는 일시휴직자는 올해 3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9만1,000명보다 2만8,000명 증가했다.
연령별 일자리는 15~19세에서 올들어 11월까지 월평균 1만2,000개가 줄어든 것을 비롯해 20~29세에서 1만2,000개, 30~39세 5,000개 등이 감소했다. 이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20대와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는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들어 고용사정이 매우 열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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