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큰 폭으로 인상할 예정이던 7~10인승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를 향후 3년간 50% 경감해 주기로 하자, 내수부진과 원화강세로 10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기아차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22일 기아차 주가는 CSFB CLSK 등 외국계의 매수세 등에 힘입어 2.46% 상승했다. 쌍용차 역시 0.68% 올랐으나, 현대차는 0.94%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반응은 7~9인승 차량의 회사별 내수판매 비중과 정확히 일치한다. 올들어 11월까지 7~9인승 차량의 내수판매 비중은 기아차가 3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쌍용차(33.6%) 현대차(29.8%) 등의 순이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달까지 국내 승용차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으나, 자동차세 인상 부담까지 겹친 미니밴 판매는 같은 기간 38.9%나 줄었다. 때문에 이번 세금 경감 조치는 미니밴 및 7~9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내수판매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조치는 특히 7~9인승 내수판매 비중이 높아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기아차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수요 감소로 어려움에 빠진 국내 자동차시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내수 진작 의지를 보여준 만큼, 올해 말로 끝나는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조치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동양증권 강상민 연구원은 "정부의 감세 조치가 소비심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재 얼어붙은 자동차 내수시장의 분위기를 역전시킬만한 요인은 아니다"라며 "향후 성장 요인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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