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중앙정보부 부원들의 눈을 통해 10·26 사건을 블랙코미디로 그린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비밀리 촬영을 마치고 2005년 2월 개봉한다. 강제규&명필름은 21일 "이유도 모르고 10·26 사건에 가담한 중앙정보부 부하들이 펼치는 하루 동안의 해프닝을 통해 우리 시대의 아이러니를 그린 ‘그때 그 사람들’이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현재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25년전의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다루는 것은 처음이다.총제작비 60억을 투입한 ‘그때 그 사람들’은 박 전 대통령의 문란한 여성편력과 친일문제를 정면에서 다뤘다는 일부 소문과 달리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거사(?)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기는 중앙정보부원들의 좌충우돌을 다룬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톱스타 한석규가 중앙정보부장의 오른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주 과장 역을 연기한다. 김재규 부장 역은 중견 연기자 백윤식, 박 전 대통령 역은 탤런트 송재호가 각각 맡았다. 또 10·26 사건 당시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동석했던 여가수 심수봉(극중 송금자)역은 ‘자우림’의 김윤아가 맡았다.
‘그때 그 사람들’은 가수 김윤아가 박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엔카를 부르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는 소문이 알려져 개봉 전에 사실 왜곡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가수 심수봉은 "영화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나 우려가 된다"며 "박 전 대통령은 엔카를 좋아하지 않았고, 일본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한 소리까지 했다"고 밝혔다. 제작사인 강제규&명필름은 "그런 내용을 촬영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최종 편집이 끝나지 않아 그 장면이 영화에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영화 ‘효자동 이발사’가 개봉됐을 때도 박근혜 대표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며 "다만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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