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용인술에서도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이 상징적 징후로 탈(脫) 코드 인사의 확산을 예고해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사가 탈 코드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의 용인술이 변하는 것은 맞지만 코어(core·핵심)그룹과 외곽의 인사는 분리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 공기업 등은 코드와 무관하게 능력 위주로 기용하고 청와대 여당의 주요 포스트에는 친노(親盧) 직계그룹을 포진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와 여권의 핵심 포스트에는 386 핵심 측근들의 복귀 또는 역할 강화가 예상된다. 특히 ‘좌 희정, 우 광재, 중 호철’로 불렸던 안희정씨와 이광재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대선 공신 3인방이 다시 핵심그룹을 형성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 출소한 안희정씨는 12일 노 대통령과 만난 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씨는 해외 연수를 하지 않고 여당 주변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봄 민정비서관 사표를 제출한 뒤 부산에서 휴식을 취해온 이호철씨도 내년 초 청와대비서관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비서관이 맡을 자리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복귀는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청와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386 참모들인 윤태영 제1부속실장과 천호선 의전비서관, 김만수 부대변인 등이 대선 공신 3인방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지도 주목된다. 비(非) 386세대인 이강철 전 대통령후보 조직특보도 10일 노 대통령을 면담한 뒤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면 정부와 공기업 인사에서는 탈 코드 인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제 살리기와 관용의 정치에 맞춰 능력 있는 인사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